아침에 일어날 때 침대에서 뛰쳐나오기가 가장 어려운 여자.

'오늘 뭐하면 재밌을까?'라고 매일매일 찾아보는 여자.

신체의 밸런스가 빵점이라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지지대를 잡지 않으면 그냥 넘어지는 여자.

부끄러움을 많이 타지만 멍석 깔면 정신을 잃는 여자.

주변 사람 모두가 즐거우면 나도 좋다는 여자.

그 여자, 야금야금 일상을 더 기분 좋게 바꾸려고 시동 거는 이야기.


꾸준함이 만드는 기분 좋은 변화 프로젝트, 시작합니다. 씨익 ^ㅡ^




Vol. 1 버스 탈 때 마다 기사님께 인사를 해 보아요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인사한다는 것 만큼 어려운 일이 또 있을까 싶어요.

마음의 사이즈가 나노입자에 수렴하는 저로서는 

'다시 볼 사이도 아닌데 뭐하러 그럼?(어짜피 배고플 거 밥은 왜 먹어?-_-)'

'인사했다가 안 받아주면 내 마음의 상처는 어쩔.(마음이 작아...작고 말고)'

'다섯살 때 완성 된 나의 인성을 지금 와서 인사성 하나로 고친다는 건가! (비뚤어졌어...)'

등등의 이유로 딱히 할 필요성도, 의지도 없었던 게 사실이네요.


하지만 얼마 전 사촌동생과 나눈 대화에서 깨달은 게 있었더랬습니다.

사촌동생은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어요.


"(힘들다 그만 두고 싶다 무한반복 중)...근데 있잖아 언니, 그래도 좀 위로가 되는 게 있는게 물건 사고 나가면서  '수고하세요~'라고 웃으면서 인사하는 손님이 올 때야. 생각보다 그런 사람 많지 않거든? 진짜 별거 아닌데 그날 나 울었잖아. 뭔가 되게 쓰담쓰담 해주는 느낌인거야 그날 따라. (다시 무한반복......)"


사촌동생을 토닥거리며 생각해봤지요. 

힘든 하루를 보내고 있을 때, 예상하지 못한 사람의 한 마디가 이렇게 큰 힘이 된다면,

굳이 못할 것도, 안하겠다고 생각할 이유도 없지 않겠나....


그래서 시작해 봤습니다. 





3월 3일 화요일. am 8:22 7022 버스 안에서



생각은 했으되 매일 까먹은 나날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오늘은 인사를 하고 말리라.... 굳게 다짐하고 인사 한마디를 던졌습니다.

"안하세요....." (부끄러움에 몸서리를 쳤던지라 애매하게 마무리합니다. 목소리 자동 fade out......)


.............................


....대답이 없었습니다. 못들으신 것이겠지.....(상처 1 추가)










3월 6일 금요일. am 8:16 1711 버스 안에서



지난번엔 목소리가 너무 작았던 것이 패착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목소리를 키워보고자 했습니다. 

"안녕하세요!" (목소리가 뒤집어 졌습니다. 오마이갓....왜 때문에.....)



 네에(심드렁)

...목소리가 뒤집어진게 이상했던 거겠죠...너무나도 무심한 반응....(상처 2 추가)










3월 11일 수요일. pm 12:11 7016 버스 안에서



오늘 출근 때 인파 속에서 납작 눌린 나머지 인사고 뭐고 그냥 살아나온 걸 감사했습니다.

점심시간 때 나갈 일이 있어 버스를 기다립니다. 저 멀리 7016버스가...!

긴장하지 말자, 이게 뭐 별거임!????? 이라는 마음으로 

다시 한번 도전해봤습니다.

"안녕......"


안녕하세요~!


어????? 기사님이 먼저 인사를 했!!!! 

어라 이거 기분 진짜 좋!!???????? 어? 어? 









3월 16일 월요일. am 8:21 1020 버스 안에서



원자분해 될 거라 생각했던 제 소심한 마음이 이제 좀 커졌습니다.

진짜 별거 아니잖아? 훗훗훗 그래 다 이런거지 훗훗훗

오늘도 인사를 합니다. 당연하게, 따뜻하게, 힘차게.

"안녕하세요!"


네 고맙습니다!



변합니다. 변해요. 

그 사람의 기분이 변하고, 더불어 제 마음도 변합니다.

오늘 하루가 조금 더 따뜻해지는 이 기분, 봄바람과 함께 둥실 떠오릅니다.




여러분도 한번 해보실까요?





여러분의 꾸준함이 변화를 만듭니다.









 철홍
 모금국 캠페인회원개발팀박초롱 간사
 손은 마주잡아야 제 맛입니다. 
 누구에게라도 항상 먼저 손 내미는 사람으로 살고 싶습니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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