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서울의 달동네, 판자촌으로 손꼽혀온 관악구 신림동 ‘난곡’지역은 60년대 후반 도심 미관 정화사업으로 밀려난 이들이 자리를 잡아 72년에는 2600여가구 1만3천여명이 모여살던 대규모 빈민촌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지난 30여년이 넘은 지금, 가난한 이들의 난곡은 어떻게 되었을까.
위태로워 보이던 판자집, 다닥다닥 붙은 쪽방들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재개발된 언덕위에는 고층의 아파트들이 병풍처럼 서있습니다.

그러나 ‘난곡’의 가난한 사람들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새아파트 언덕 아래로 펼쳐진 다가구주택 지하셋방으로 옮겨간 것입니다. 이제 그들은 태풍이나 비바람에는 안전해졌을지언정, 곰팡이 슬고, 볕이 들지 않는 지하로 내려가 삶을 이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날의 달동네는 달이 뜨는 동네가 아닌 달조차 볼 수 없는 지하동네입니다.

난곡주민도서관 새숲은 1989년 10월 3일 이 지역에서 처음 문을 열었는데, 처음 도서관을 시작한 사람들은 도서관학을 전공한 젊은 학생들과 사서들이었다고 합니다. 이들은 가난한 주민들에게 가까운 책이 되고자, 또한 가난한 난곡 주민들이 주인되는 도서관을 함께 만들고자 한 이들이었습니다.

책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풍요롭게 하고, 우리 사회에서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약자들의 편에서 그들의 권리를 지켜내고, 민주적인 시민의식을 훈련하는 장이 되고자 했습니다.

난곡주민도서관 새숲은 그렇게 19년간 가난한 주민들과 함께 웃고 울고 자라며, 보이지 않게 난곡의 풍요로운 숲을 가꾸어 온 것입니다.

지난해 공간을 좀 더 넓혀 단장한 난곡주민도서관 ‘새숲’은 이제 새로운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초기부터 도서관을 함께 가꾸어온 지역 청년들은 이제 중년의 나이로 접어듦에 따라 삶에도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고, 재건축된 아파트에 새로운 지역주민들이 입주하면서 지역사회에도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늘 끊이지 않는 고민이지만, 새로운 실마리도 필요한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난곡이 함께 더불어 사는 지역공동체를 이룰 수 있을까. 이를 위해 난곡주민도서관 ‘새숲’은 어떤 역할을 해야할까.‘

많은 시간을 지역에서 보내는 어머니와 아이들, 이들의 소통과 교류가 출발이며, 이들이 난곡주민도서관 ‘새숲’의 주인이라는 원칙은 분명했습니다. 이를 위해 난곡주민도서관 ‘새숲’은 아름다운재단 변화의 시나리오 지원을 통해 ‘자아실현과 공동체의식 향상을 위한 스토리 텔링(Story-telling)’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책을 읽고 각자의 시각과 경험으로 풀어내는 이야기를 통해 어머니와 아이들은 서로의 삶과 이야기를 만나고, 진솔하게 서로서로를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서로각 학력도, 재산도, 관심사도 다르지만 상대방을 이해하고 친구가 될 때 ‘공동체’로서의 공통기반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이 때에 한 사람 한 사람의 문제는 각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지역과 우리 공동체의 문제로서 연결될 것입니다.

가난과 개발이 공존하는 지역 난곡에서 ‘자아실현과 공동체의식 향상을 위한 스토리 텔링(Story-telling)’ 프로그램을 통해 아름다운 공동체를 위한 만남과 소통이 이루어지기를, 우리 사회에서 살 맛나는 이웃공동체의 모델을 보여주기를 소망합니다.

 

아름다운재단은 우리사회 한 사람 한 사람이 함께 더불어 사는 공동체가 되도록 이를 통해 나눔으로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지역의 공익단체를 “변화의 시나리오”사업을 통해 지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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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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