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통령 정계 은퇴… “나눔이 있어 외롭지 않았습니다”
《아름다운Day》 2015. 11. 26. 14:37 |* 아래 내용에는 동심을 파괴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있으니, 어린이와 함께 읽을 때는 주의해 주세요!!
협약 주체인 대표님들 사이에 우뚝 선 뽀로로. 바로바로 저랍니다.
안녕하세요? 1일천하 뽀통령 박효원 간사입니다.
지난 24일 아름다운재단에서는 생애주기기부 ‘아름다운Day’를 위한 업무협약식이 열렸는데요. 이날은 맞춤형 뽀로로 나눔동화를 위해 함께 힘써주시는 두 업체가 오셨습니다. 나눔동화를 개발해주신 아이코닉스, 아기의 사진을 합성해 책을 제작해주실 스탑북이지요.
그리고, 요 자리에 빠질 수 없는 바로바로 뽀로로. 모든 어린이들의 친구, 꼬마 펭귄 뽀로로도 함께 자리했는데요. 바로 제가!!! 저 뽀로로 코스튬을 쓰고 등장했어요. 음핫핫! 비록 몇 시간의 권력이었지만, 뽀통령의 자리에서 내려와 정계를 은퇴하면서 회고를 남길까 해요.
첫번째. 뽀로로는 힘이 세다
사실 저는 TV가 없습니다. 뽀로로는 물론이거니와 <X곳>, <X룡이 나르샤>, <응X하라 1988> 등의 유명 드라마도 못 봐요. 게다가 깜찍하고 귀여운 것에 무덤덤한 성격이다 보니 애니메이션에는 더더욱 관심이 없어요
그런데 뽀로로가 되어보니, 거울 속 제 모습이 정말 매력적이었답니다. 게다가 협약식에 참여하신 분들은 물론이고 사무실에 있던 간사님들이 얼마나 저를 예뻐해주시던지….
일단 제가 등장하자 마자 웃음꽃을 피우며 박수와 환호로 맞아주셨고요. 제 사진을 찍는 분, 같이 찍고 싶어하는 분들이 줄을 이었답니다. 여기저기 터지는 찰칵 소리. 아아아… 연예인의 마음을 알 것 같았어요.
이런 성원 덕분인지, 저는 어느새 뽀로로에 몰입했습니다. 재단 건물 앞에서 동화책을 들고 촬영을 하다가 어린이들이 절 쳐다보고 사진을 찍으면 손을 흔들고 예쁘게 포즈를 취했지요. 사진작가님이 “자 여기를 보세요. 웃으세요” 하시면, 사진에 찍히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저도 모르게 눈을 크게 뜨고 미소를 지었고요. 고개도 요래 갸우뚱 조래 갸우뚱 하면서요.
말 그대로 뽀로로 속에 들어간 저… 아아, 요건 더스틴 호프먼, 알 파치노, 송강호, 최민식 등 연기파 배우들만 한다는 ‘메소드 연기(극중 인물과 동일시하는 극사실주의 연기법)’ 아닐까요?
이렇게 한번 빠져들어보니, 뽀로로 나눔동화가 완전 대박이 되리라는 확실한 예감을 느꼈답니다.
뽀로로 나눔동화는 뽀로로와 아기가 함께 등장하는 나눔동화랍니다. 돌기부를 하는 아기에게 감사선물로 만들어드려요. 우리 아기가 주인공이 되는,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동화책이지요. 아기의 첫 생일을 나눔으로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도 의미있는데, 맞춤형 나눔동화까지 만든다면 얼마나 뜻 깊은 돌잔치가 될까요?
생애주기기부는 탄생부터 죽음까지 생애의 중요한 순간마다 기부를 실천하는 프로그램입니다. 특히 훌륭한 사람으로 자라도록 기원하는 돌잔치에 나눔을 실천한다면 아이의 삶에 나눔이 계속 이어지지 않을까요? 소중한 순간에 혼자만 기쁜 게 아니라 이웃들과 함께 감사하는 사람으로 말예요.
꼭 제가 연기해서가 아니라!!!! ^^ 뽀로로 나눔동화를 통해 더 많은 아기들이 나눔에 함께 하길 희망해 봅니다.
두번째. 뽀로로는 힘이 든다
위에도 썼듯이 사실 저는 뽀로로 등의 애니메이션 캐릭터에 큰 관심이 없어요. 요즘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는 <인사이드 아웃>의 ‘슬픔이’랍니다.
그런 제가 뽀로로 탈을 쓰게 된 것은, 뽀로로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탈에 대한 로망 때문이었어요. 예전부터 꼭 인형탈을 써보고 싶었거든요. 그 동안 몇 번 탈이 등장하는 행사에 스태프로 참여했지만, 저에겐 그 역할이 돌아오지 않았답니다. 주로 남자 동료들에게 맡기더라구요.
그런데 이번에는 제가 뽀로로에 딱 맞는 조건이었어요. 제 키의 최고기록이 159.7㎝인데, ‘사용시 유의사항’에 신장 160㎝의 여자가 써야 한다고 되어있었거든요. 신장 제한을 둔 이유는 간단해요~ 팔 인형 사이로 발목이 보여 동심을 해칠 수 있거든요. 게다가 공개된 장소에서는 인형의 팔 착용을 금지한답니다. 같은 이유겠지요?
그 외에도 몇 가지 유의사항이 있었는데요.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가급적 30분 플레이를 하고 30분 휴식을 취하라는 권장사항이었어요. 직접 써보니 그 이유를 알겠더라구요. (착용 과정 인증샷은 동심을 배려해 생략합니다.)
화장실까지 쫓아오는 파파라치 야외촬영도 무사히 마쳤어요~
처음엔 생각보다 가뿐하다 싶었지요. 뽀로로의 체형상 머리나 몸통 안의 공간도 넉넉해서 그다지 갑갑하지도 않았어요. 그러나 30분이 넘어가면서 슬슬 몸이 더워지고 조금씩 숨이 차더라구요. 겨울이라서 다행이지, 한여름에 협약식 했으면 큰일날 뻔 했어요.
움직이는 것도 쉽지 않아요. 몸통과 머리는 큰데, 양 옆은 물론 발 밑이 제대로 보이지 않고, 팔다리를 크게 움직일 수도 없답니다. 계단을 오르내릴 때는 양손으로 머리를 살짝 들고 한발씩 바닥을 더듬어가면서 움직여야 했어요.
성인들, 그것도 동료 간사들과 함께 있어서 연기의 어려움은 없었지만, 그 와중에 장난으로 머리나 몸통을 툭툭 치는 분들이 있었어요. (애나 어른이나 똑같지요? ㅎㅎㅎ) 저는 괜찮았지만, 행사장에서 아이들이 밀고 땡기면 엄청 기분 나쁠 것 같았어요. 앞으로 행사장에서 뽀로로 코스튬을 보면 상냥하고 친절하게 대해주세요.
뽀로로는 외롭지 않아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뽀로로는 코스튬만이 아니라 캐릭터 자체가 힘들고 어려운 것 같아요. 부모님 없이도 꿋꿋하고 밝게 살아가고 있잖아요? 배우 지진희 씨도 얼마 전 TV에서 뽀로로를 보고 눈물을 흘린다면서 “정말 슬픈 작품이다. 일단 주인공들이 모두 고아다. 그들이 추운 곳에서 펼치는 이야기가 정말 슬프지 않냐"고 했더군요.
이렇게 슬픈 뽀로로가 기쁨의 뽀로로가 되기 위해서는 사회 곳곳에 나눔이 더 풍성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우리 아이들이 뽀로로처럼 사랑받는 사람으로 자라나도록, 삶의 모든 아름다운 순간에 자기 혼자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이웃들과 함께 행복하도록, 나눔동화를 읽어주면 정말 좋겠지요? ^^
생애주기기부 ‘아름다운Day’와 함께 나누는 기부자들의 삶이 더욱 풍성해지고 행복해지도록, 아름다운재단도 뽀로로로 함께 응원할게요. 이것으로 뽀통령의 회고록을 마칩니다. 어린이 친구들(과 부모님들), 모두모두 안녕!
뽀로로와 함께 하는 '아름다운Day' 맞춤형 나눔동화. 많이많이 사랑해주실 거죠?
열쭝 경영사업국 홍보팀│박효원 간사
간사한 간사, 우유부단 고집쟁이, 둔감한 나노마인드, 수다스런 낯가리스트, 성실한 귀차니스트, 초지일관 모순덩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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