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토로, 그 1000일의 기록] 한 올 한 올, 여러분의 마음이 우토로의 역사에 새겨질 것입니다 - 박원순(아름다운재단 총괄 상임이사)

우토로의 마을을 지키기 위해 마음써 주신 여러분, 참 고맙습니다.

어쩌면 그것은 애당초 계란으로 바위치기였습니다.
또 어쩌면 그것은 빗방울로 바위뚫기였습니다.
진정으로 그것은 무모한 시도였고 희망 없는 도전이었습니다.

그러나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수많은 시민들이 한 푼 두 푼 보태기 시작했습니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식민지의 잔재이고 아픔이었습니다. 그 아픔의 끄트머리에 바로 우토로의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계셨습니다. 일본에서도 버림받고 한국으로부터도 버림받은 저주의 마을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절망의 땅에 바로 희망의 샘이 솟아나기 시작하였습니다. 바로 여러분의 도움의 손길이었습니다. 남녀노소와 직업과 지역의 차이를 넘어 전국에서 온라인, 오프라인을 불문하고 작은 정성들이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학생들도, 노동자도, 언론인들도 정치인들도, 여야도, 지식인들도, 예술가들도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정성을 다했습니다. 행사를 벌이고 기사를 쓰고 그것을 퍼나르고 정부를 압박했습니다. 작은 나눔의 물결에 어느새 거액의 익명의 기부자도 탄생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기적이 탄생했습니다.

이런 노력이 일본의 토지 소유자를 움직이고 우리 정부를 움직였습니다. 민간의 모금에 보태여 정부의 출연이 확정되었습니다. 그리고 토지소유자로부터 절반의 땅을 사 들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그 위에 새로운 집들이 지어지고 동시에 언제 쫓겨나야 할지 모르던 불안한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얼굴에 웃음이 감돌고 있습니다. 바로 여러분들이 만든 기적입니다.

물론 아직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아직은 여러 어려움이 남아 있습니다. 또 여러분의 도움의 손길을 요청해야 할 일이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일단계 우토로마을 살리기 운동의 성공의 소식을 전합니다. 자랑스러운 여러분의 도움 덕분입니다. 우리 모두의 노력으로 우리가 이겼습니다. 어두운 역사를 이겨냈고 절망을 이겨냈습니다. 우리는 희망을 만들었고 기적을 만들었습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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